보충제를 먹어야 빠른 근성장이 온다?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금은 이런 일이 없지만 10여 년 전 단백질 보충제를 먹으면 살이 과도하게 찌니까 먹지 말라고 부모님께서 말리던 때가 있었다. 어른들 중에서는 단백질 보충제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아직도 많고, 항간에 떠도는 이상한 소문도 여전히 있는 편이다. 오늘은 이런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보충제를 먹어야 빠른 근성장이 온다?

마치 보충제를 통해서 단백질을 섭취해야만 빠른 근성장이 온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식사로는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을 채우기 힘들고 대신 단백질 보충제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특히 운동하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평균 단백질 하루 필요량은 체중 당 0.8~1.0g이다. 대략 70kg인 사람이 단백질 하루 필요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100그램의 닭가슴살을 2.5개 정도 먹어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이것을 평범한 식사를 하는 식단으로는 채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단백질 보충제를 통해서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고 기타 영양소들을 섭취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보충제를 먹어야 빠른 근성장이 오는 것은 아니다. 보충제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근육을 엄청나게 늘려주는 마법의 약은 아니다. 그저 단백질이 풍부한 먹기 쉬운 식품일 뿐이다. 특히 운동 초보자의 경우 식단을 제대로 챙기기 힘들 때 단백질 보충제로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단백질 보충제를 식사 대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간식의 대용정도로 생각하자.

 

보충제를 먹으면 고자가되고 탈모가 온다?

먼저 보충제를 먹으면 정자수가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떠돈 적이 있었다. 일단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근거가 있었던 헛소문이다. 예전에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단백질 보충제가 암암리에 거래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인증받은 보충제에는 그런 성분이 들어갈 수 없다. 불법적으로 유통되던 보충제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저 자극적인 기사거리를 위한 제목에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낚인 것이다. 그렇다면 보충제를 먹으면 탈모가 온다는 이야기는 진실일까. 이 이야기는 일단은 진실이라고 볼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가 테스토스테론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은 직접적으로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머리카락을 성장시키는 단백질의 합성을 방해하고, 모낭을 작게 만들고 모발을 가늘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호르몬 수치를 매우 증가시키려면, 보충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라고 한다. 이 연구에서도 보충제가 직접적인 요인이라기보다는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한다. 만약 탈모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단백질 보충제의 섭취를 조금은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 단백질보다 좋다?

분리 대두 단백질이 인기가 많아졌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유청단백질보다 저렴한 편인 데다가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불편함이 없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 단백질 보다 더 뛰어난 것일까. 사실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무엇이 더 뛰어난 단백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 보다 흡수율이 좋다. 식물성은 70~80% 정도는 체내 흡수율을 갖지만, 동물성은 90% 이상이 흡수된다고 한다. 또 동물성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대부분 포함되어있지만, 식물성에는 몇 가지 아미노산이 빠져있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은 빠르게 흡수되면서 아미노산 수치를 급격하게 올리고 또 빠르게 내려가게 된다.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흡수가 느려서 아미노산 수치가 천천히 오르고 내려가게 된다. 즉, 흡수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인데 장시간 아미노산을 사용하는 근육 형성을 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흡수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천천히 흡수되는 만큼 식물성 단백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 준다. 식물성과 동물성 모두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어 요즘은 두 단백질을 혼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오늘은 단백질 보충제에 대하여 떠도는 몇 가지 소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단백질 보충제는 몸에 매우 나쁜 것도 아니지만 만능의 식품도 아니다. 올바른 식사를 우선으로 하면서, 부족한 영양소와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그야말로 '보충제'이다. 너무 불신하지도 맹신하지도 말고, 올바르게 섭취하도록 하자.